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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동아일보] “내가 직접 운전대 잡다니”… 시각장애인 꿈에 날개 달아준 운전 체험 행사 (25.10.15)

  • 2025-10-16 14:31
  • 실로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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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실명되기 전에 면허라도 따볼 걸 하는 후회가 많았어요. 이렇게 직접 운전할 수 있다니 좋네요.”

전신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희귀병(베체트병)으로 30대 초반에 시력을 완전히 잃은 민희홍 씨(66)는 15일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 시험장에서 차량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꽉 쥐었다. 긴장한 듯 운전대를 뻣뻣하게 돌리던 민 씨는 시험장을 2바퀴 주행하고 나자 활짝 웃으며 부드럽게 운전대를 돌렸다. 민 씨는 “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, 브레이크와 액셀레이터를 밟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니 행복하다”고 말했다.


이날 오후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‘제46회 흰 지팡이의 날 기념 시각장애인 운전 체험’ 행사가 열렸다.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과 한국도로교통공단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이 개최한 행사에는 시각장애인 6명이 참여했다. 참가자들은 1시간가량 실내에 있는 시뮬레이터카를 활용해 자동차 기능과 운전 방법을 익힌 뒤 장내 기능 시험장으로 이동해 시험용 차량을 타고 4바퀴를 주행했다.


 

이 행사는 2021년 ‘시각장애인들의 소원을 말해봐’라는 복지관 프로그램에 접수된 ‘한 번쯤 운전대를 잡아보고 싶다’는 요청에서 시작됐다.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.5 이상이거나,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쪽 눈 시력이 0.6 이상이어야 2종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다.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 대다수는 운전면허 취득이 어렵다. 이번이 7번째 행사지만 운전대를 잡아보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은 많다. 이번 행사에는 15명의 대기자 중 6명이 선발돼 참여했다. 시각장애인 안마사로 일하고 있는 박소영 씨(30)는 “다섯 번 시도한 끝에 드디어 체험에 참여하게 됐다. 운전이 정말 해보고 싶었다”고 말했다. 참가자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.

 

행사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홀로 설 수 있는 주체임을 느낄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. 체험에 참여한 박재한 시각장애인여성회장은 “실제로 면허를 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늘 운전자 옆자리에만 앉아있다 운전대를 잡아본다는 것 자체가 시각장애인이 독립된 주체임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”고 말했다. 신동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스포츠여가지원팀장은 “운전체험은 시각장애인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행사”라며 “앞으로도 해당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”이라고 밝혔다.


https://www.donga.com/news/Society/article/all/20251015/132567190/1